고, 추인호 목사님을 생각하며.

2015.08.30 전원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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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추인호 목사님을 생각하면서...

 

목사님의 천국 환송 예배를 드리고

나의 머리속에 스쳐가는 생각들을 몇 자 적어봅니다.

 

1. 저는 목사님을 닮아가고 싶었습니다.

 

부산 개금 BBC 시절 당시 담임목사님이셨던 목사님,

저는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영적으로 성장하였습니다.

그 후 헌신하여 신학교 시절,

특별히 설교학 공부를 하면서

저는 목사님의 모든 것을 닮고 싶었습니다.

그분의 깊은 지식은 감히 근접 할 수 없지만...

 

40여년이 지난 후,

대구 교회 성도가 우리 교회로 이사를 하였습니다.

처음 예배를 드리고 내가 소감이 어떠냐고 물었더니,

‘목사님은 추목사님을 닮았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2. 저는 목사님의 사랑에 감동한 자입니다.

 

제가 사역을 한지 20년 쯤.

목사님께서 저를 보고 미국에 같이 가자고 하시더군요.

많은 목사님들이 미국을 가는 것을 보고 몹시 부러웠습니다.

그러나 아무도 저보고 미국 가자는 분은 한분도 없었습니다.

 

그 말은 정말 반가운 소식이였지만,

저는 당시 저의 어려운 사정을 말하면서 갈수가 없다고 거절하였습니다.

그러자 목사님께서 당신이 모든 경비를 담당 할테니 빨리

서류나 준비하라는 말씀입니다.

 

순간, 저는 머리가 멍하니 정신이 없었습니다.

세상에 이럴수가...

목사님께서 이렇게 나를 위하는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하였습니다.

저는 마음을 가다듬고,

‘목사님 죄송합니다.

제 돈으로 미국에 같이 가겠습니다.’라고 하였습니다.

 

꿈에도 그리던 미국, 교회들을 방문하면서 저는 얼마나 행복하고 감사한지 몰랐습니다.

미국 여행중에,

제가 꼭 사고 싶었던 것이 있었는데 테니스 라켓이였습니다.

당시 동역자 목사님들과 테니스 운동을 하였는데,

TV 에 나오는 유명 선수들이 하는 명품 라켓이 그렇게 사고 싶었습니다.

 

상점에서 값비산 명품 라켓을 고르고 값을 지불하려는데,

추 목사님께서 그냥 가라고 하십니다.

당신이 이미 값을 지불하신 것이였습니다.

미국에 같이 온 기념 선물이라고 하시면서.

저는 또 한번 목사님께 당하고 말았습니다.

 

지금은 테니스를 하지 않치만,

아직도 내 사무실 벽에 그 오래된 테니스 라켓을 걸어놓고 있습니다.

저는 그렇게 목사님의 사랑을 입었던 사람입니다.

 

3. 저는 목사님과 마음이 같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인터넷 닉 네임이 ‘빌립’입니다.

제가 그렇게 정한 것은 나름대로 이유가 있습니다.

 

목사님의 큰 아들 이름이 빌립이더군요.

오래 전부터 알고는 있었지만,

 

목사님께서 첫 아들을 낳고 이름을 빌립이라고 지었습니다.

그 마음이 제가 닉 네임을 빌립이라고 지은 마음과 동일한 것이 아니겠는가 생각해 봅니다.

 

언젠가는 제가 트렘펫을 하니 잘한다고 격려를 해 주시면서

왼손을 가지고 하시며 재주도 좋다고  하시되요.

어떤 분들은  별로 좋게 여기지 않는 눈치이지만...

 

우리 아이들도 항상 보시면 칭찬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지금도 우리 아이들은 목사님을 참 좋아합니다.

 

 

에고....두서없이 몇자 적어보면서...

 

우리 모두가 그렇듯이,

저도 언젠가 천국에 갈 것입니다.

그러면 저를 반갑게 맞이해 줄 먼저간 분들이 몇 분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중에 목사님이 달려나오면서 저에게 손을 흔들어 주리라 생각합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목사님,

사랑만 받고 드리지 못한 이 소종을 용서하세요.

2015. 8. 30 새벽에, 빌립 드림.